
본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일반 독자용 분석이며, 어떤 기관의 내부 정보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본 글은 「토큰북: 금융IT 20년차의 디지털 원화 관찰일지」 24일 연재 6회차입니다.
어제 5화에서는 CBDC 시대에 은행이 사라질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그 시나리오가 이론이 아니라 지금 실제로 시험되고 있는 현장, 바로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해부합니다.
프로젝트 한강이란 — 30초 요약
프로젝트 한강은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 프로젝트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한국형 디지털 원화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국가 프로젝트죠. 1단계(2021~2023년)에서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고,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2단계에서는 ‘실제 금융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한국은행 보도자료, 2024년 10월).
쉽게 비유하면, 1단계는 “디지털 원화를 만들 수 있는가?”를 확인한 기술 시험이었고, 2단계는 “만든 디지털 원화로 실제 은행 업무를 돌릴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비즈니스 시험입니다.

왜 ‘9개 은행’인가 — 참여 구조 이해하기
2단계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 범위의 확대입니다. 1단계가 한국은행과 소수 기술 파트너 중심이었다면, 2단계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까지 9개 은행이 참여합니다(매일경제, 2024년 11월). 여기에 금융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KSD)과 같은 금융 인프라 기관도 함께합니다.
왜 이렇게 많은 은행이 참여할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CBDC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은행 간 이체, 예금토큰 교환, 상거래 결제 같은 시나리오를 다양한 은행 환경에서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두 곳만 참여해서는 현실성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2단계에서 시험하고 있는 것 — 핵심 실험 3가지
실험 1: CBDC ↔ 예금토큰 교환
3화에서 다뤘듯, CBDC(한국은행이 발행)와 예금토큰(預金Token,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토큰화된 예금)은 둘 다 원화 1:1 가치이지만 발행 주체가 다릅니다. 2단계에서는 이 둘 사이의 실시간 교환이 매끄럽게 이루어지는지를 시험합니다.
일상 비유로 풀면,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만원권’을 시중은행 앱에 넣으면 자동으로 그 은행의 ‘디지털 예금’으로 바뀌고, 다시 꺼내면 원래의 ‘디지털 만원권’으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지금 우리가 ATM에서 현금을 넣고 빼는 것과 비슷하지만,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분산원장) 위에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코드로 처리됩니다.
실험 2: 은행 간 예금토큰 이체
A은행 고객이 B은행 고객에게 예금토큰을 보내는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은행 간 이체는 금융결제원의 중앙 시스템을 경유하지만, 예금토큰 환경에서는 분산원장 위에서 직접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9개 은행이 참여하는 이유가 바로 이 실험 때문입니다. 다양한 은행 조합에서 이체가 정상 작동하는지, 정산 시간은 얼마나 단축되는지를 측정합니다(한국경제, 2025년 1월).
실험 3: 토큰 기반 상거래 결제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면서 예금토큰으로 결제하는 시나리오입니다. 단순히 ‘결제가 되는가’를 넘어, 조건부 결제(프로그래머블 머니)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예를 들어 “배송 완료 시 자동 결제”, “특정 용도로만 사용 가능한 바우처형 토큰” 같은 스마트 계약 기반 결제가 테스트 범위에 포함됩니다(서울경제, 2025년 2월).

1단계와 2단계, 무엇이 달라졌나
| 구분 | 1단계 (2021~2023) | 2단계 (2024~) |
|---|---|---|
| 목표 | 기술적 실현 가능성 | 비즈니스 모델 검증 |
| 참여기관 | 한국은행 + 기술파트너 | 9개 은행 + 금융인프라기관 |
| 테스트 범위 | 발행·이전·환수 | CBDC↔예금토큰 교환, 은행간 이체, 상거래 결제 |
| 네트워크 | 단일 테스트넷 | 다중 참여자 분산원장 |
| 일반인 참여 | 없음 | 제한적 시범 서비스 검토 중 |
한마디로, 1단계가 실험실이었다면 2단계는 모의 도시입니다. 실제 은행들이 참여해 현실에 가까운 환경에서 시험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금융IT 20년차의 시각 — 세 가지 관전 포인트
첫째, 예금토큰의 부상. 2단계의 진짜 주인공은 CBDC 자체보다 예금토큰일 가능성이 있다고 나는 본다. 한국은행이 CBDC를 직접 국민에게 발행하면 시중은행의 예금 이탈(디지털 뱅크런) 우려가 커집니다. 5화에서 다룬 시나리오 중 ‘공존 모델’이 현실화되려면,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토큰이 일상 결제의 주역을 맡고 CBDC는 은행 간 정산용 ‘도매형’으로 남는 구조가 유력합니다. 2단계가 정확히 이 구조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둘째, 프로그래머블 머니의 현실성. ‘조건부 자동 결제’는 매력적이지만, 기존 금융 규제와 충돌할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 보호법상 결제 취소·환불 권한이 스마트 계약과 어떻게 양립하는가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2단계에서 이 부분의 법적·기술적 경계가 어디까지 그려지는지가 관건입니다.
셋째, 3단계로의 연결. 한국은행은 2단계 결과를 바탕으로 3단계(일반인 대상 시범 서비스)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한국은행 보도자료, 2025년 3월). 9개 은행의 실험 결과가 3단계의 범위와 시기를 결정짓는 셈입니다.

일반 독자가 지금 챙겨볼 것
- 내 거래 은행이 참여하고 있는가? —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부분 참여 중입니다. 향후 시범 서비스가 열리면 참여 은행 고객이 먼저 체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예금토큰’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세요. — 앞으로 뉴스에서 이 단어가 CBDC보다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화의 비교표를 다시 참고하시면 개념 정리에 도움이 됩니다.
- 당장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 2단계는 여전히 ‘시험’ 단계입니다. 내 통장이나 카드에 즉시 영향을 주지는 않으니, 과도한 기대나 불안 모두 불필요합니다.
마무리 — 내일 예고
오늘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의 구조와 핵심 실험을 살펴봤습니다. 9개 은행이 시험하는 것은 결국 “디지털 원화가 은행 시스템 위에서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내일 7화에서는 오늘 여러 번 등장한 ‘예금토큰’을 본격 해부합니다. CBDC도 스테이블코인도 아닌 이 제3의 디지털 원화가 왜 한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지, 그리고 일반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풀어보겠습니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일반 독자용 분석이며, 어떤 기관의 내부 정보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본 글의 내용은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가상자산·토큰증권·금융상품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 판단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투자권유대행인·세무사·변호사 등)와의 상담을 거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는 Leonardo AI 로 생성되었습니다.
이미지는 Claude AI 로 생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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