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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북: 금융IT 20년차의 디지털 원화 관찰일지] 13/24화: STO 장외거래소 3강 — KRX·넥스트레이드·루센트블록 비교

STO 장외거래소 3강 경쟁 구도 일러스트

어제(12화)에서는 토큰증권으로 살 수 있는 자산 7종을 살펴봤습니다. 부동산, 미술품, 음원, 한우까지 — 자산의 범위가 놀라울 만큼 넓다는 걸 확인했죠. 그런데 정작 이걸 어디서 사고팔 수 있을까요? 오늘은 그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인가 경쟁을 들여다봅니다.

본 글은 「토큰북: 금융IT 20년차의 디지털 원화 관찰일지」 24일 연재 13회차입니다.

⚠️ 본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일반 독자용 분석이며, 어떤 기관의 내부 정보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토큰증권, ‘시장’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주식을 사본 분이라면 알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가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토큰증권도 마찬가지입니다.

11화에서 다뤘듯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토큰증권의 발행은 법적 길이 열렸습니다. 12화에서 본 것처럼 자산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발행된 토큰증권을 유통할 수 있는 공식 시장 — 이른바 장외거래소 — 은 아직 인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기존 주식시장을 생각해보면, 한국거래소(KRX)의 코스피·코스닥이 ‘정규시장’이고, 비상장 주식은 K-OTC 같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됩니다. 토큰증권도 이와 비슷한 구조가 필요한데, 분산원장(블록체인) 기반이라는 기술적 특성 때문에 기존 거래 인프라를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인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통해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인가 요건을 마련하고 있습니다(금융위원회 보도자료, 2025년 12월 / 2026년 3월). 복수 사업자 인가가 가능한 구조이며, 이 자리를 놓고 현재 세 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STO 장외거래소 3강 포지셔닝 다이어그램

STO 장외거래소란 — 30초 정의

장외거래소(OTC Exchange)란 정규 거래소(KRX) 밖에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인가한 다자간 거래 플랫폼입니다. 토큰증권 장외거래소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해집니다 — 분산원장 기반으로 토큰증권의 발행·유통·결제를 처리하는 기술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기존 주식 거래소가 ‘고속도로 위 톨게이트’라면, STO 장외거래소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도로 위에 세워진 톨게이트’인 셈입니다. 도로 자체가 다르니 톨게이트도 새로 지어야 합니다.

인가를 받으려면 금융위원회가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주요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금융위원회 STO 인프라 구축 방안, 2025년).

  • 자본금: 최소 자기자본 요건 충족 (구체 금액은 시행령 확정 시 고시)
  • 기술 인프라: 분산원장 기반 거래·청산·결제 시스템 구축
  • 투자자 보호: 불공정거래 감시, 고객자산 분리예치, 분쟁조정 체계
  • 인력: 금융·IT·컴플라이언스 전문인력 확보
  • 연계: 한국예탁결제원(KSD)의 토큰증권 등록·예탁 시스템과의 호환

이 요건들을 충족하며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세 곳을 살펴보겠습니다.

3강 구도 — 누가 시장을 선점하나

① 한국거래소(KRX) — 전통 시장 인프라의 확장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K-OTC를 운영하는 국내 유일 정규거래소입니다. STO 장외거래소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결제 인프라: 수십 년간 운영해온 증권 결제·청산 시스템이 이미 있습니다. KSD(한국예탁결제원)와의 협업 경험도 압도적입니다.
  • 시장 감시: 불공정거래 탐지 시스템, 시장조성 경험, 규제기관과의 핫라인 —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가장 성숙한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 신뢰도: 일반 투자자에게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다”는 것 자체가 신뢰의 시그널입니다.

다만 과제도 있습니다. KRX의 기존 시스템은 중앙집중형 원장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분산원장 기반 STO를 처리하려면 기존 인프라와 병행 운영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별도 구축해야 합니다. 조직 규모가 큰 만큼 의사결정 속도에서 민첩한 경쟁자에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자본시장연구원, 「토큰증권 유통시장 구축 방안」, 2025년 10월).

② 넥스트레이드 — ATS에서 STO까지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3월 출범한 한국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입니다. 복수의 증권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으며, 기존 상장주식의 대체 거래 채널로 시작했습니다(한국경제, 2025년 3월).

  • 유연성: 정규시장보다 넓은 거래 시간, 다양한 주문 유형,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출범 1년 만에 거래 규모를 빠르게 키웠습니다.
  • 증권사 네트워크: 주요 증권사들이 주주이자 회원사이므로, STO 발행 시장과의 연결이 자연스럽습니다. 증권사가 토큰증권을 발행하면 넥스트레이드에서 바로 유통하는 원스톱 구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 기술 전환 속도: ATS를 구축하면서 이미 최신 기술 스택을 사용했기 때문에, 분산원장 연계 시스템을 추가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과제는 브랜드 인지도입니다. 넥스트레이드는 아직 일반 투자자에게는 낯선 이름입니다. ‘대체거래소’라는 개념 자체가 한국에서는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STO라는 역시 새로운 영역에서 투자자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③ 루센트블록 — 블록체인 네이티브 도전자

루센트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STO 장외거래소 인가를 정면 목표로 내걸고 있습니다(매일경제, 2025년 / 서울경제, 2026년).

  • 분산원장 네이티브: 기존 금융 인프라를 ‘이식’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분산원장 위에서 설계한 거래 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토큰 발행·거래·결제가 하나의 원장 위에서 원자적(atomic)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적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 금융·테크 양면 투자: 금융기관과 기술기업 양쪽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인적·자본적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 전문성 집중: 기존 주식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으므로, 모든 역량을 STO 전용 인프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과제는 실적과 규모입니다. KRX는 60년, 넥스트레이드는 1년이지만 증권사 연합의 뒷배가 있습니다. 루센트블록은 거래소 운영 실적이 없는 상태에서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금융당국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 얼마나 열린 자세를 취할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비교표 — 한눈에 보는 3강 구도

구분 한국거래소(KRX) 넥스트레이드 루센트블록
설립 배경 국내 유일 정규거래소
(1956년~)
증권사 공동출자 ATS
(2025년 3월~)
블록체인 핀테크
(STO 전용 설립)
핵심 강점 결제·감시 인프라
투자자 신뢰
증권사 네트워크
기술 유연성
분산원장 네이티브
STO 전문 집중
기술 기반 중앙원장 + 분산원장 병행 최신 IT 스택 + 분산원장 연계 분산원장 온체인 설계
핵심 과제 레거시 전환 속도
조직 민첩성
브랜드 인지도
개인투자자 유입
운영 실적 부재
인가 불확실성
KSD 연계 기존 협업 체계 활용 신규 연동 구축 중 신규 연동 구축 중
예상 포지셔닝 대형 기관 STO 중심 중소형 STO + 증권사 연계 디지털 네이티브 자산 특화

인가 일정과 관전 포인트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를 2026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1화에서 정리했듯 토큰증권 관련 규정이 2027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거래소 인가는 늦어도 2026년 말~2027년 초에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복수 인가 여부. 금융당국이 한 곳만 인가할지, 여러 곳에 인가를 줄지가 핵심입니다. 기존 주식시장에서도 KRX 독점 체제에서 넥스트레이드라는 ATS를 허용한 선례가 있으므로, STO 시장에서도 복수 사업자 체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습니다(인베스트조선, 2026년 2월). 다만 ‘시장 분산에 따른 유동성 희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최종 결정은 유동적입니다.

둘째, 기술 표준. 각 사업자가 서로 다른 분산원장을 사용하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A 거래소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을 B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지, 원장 간 ‘브릿지’가 가능한지 — 기술 표준화 논의가 인가 과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KSD)이 ‘미러링(mirroring)’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는데, 이 구조는 내일 14화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셋째, 투자자 보호 수준. STO는 ‘조각투자’ 형태로 소액 개인투자자가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기존 주식시장 수준의 투자자 보호 체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공정거래 감시, 호가 투명성, 결제 안정성 — 이 세 가지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보장하느냐가 인가 심사의 핵심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토큰증권 발행부터 거래까지 흐름도

일반 투자자가 지금 챙겨야 할 3가지

인가가 확정되기 전이지만, 일반 투자자가 미리 이해해둘 것이 있습니다.

1. 거래소가 인가되어야 실제 투자가 가능합니다. 현재 일부 플랫폼에서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식 STO 장외거래소가 인가된 후에는 거래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서비스와 인가 후의 서비스를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어디서 사느냐’도 투자 결정의 일부입니다. 주식도 증권사마다 수수료·서비스가 다릅니다. STO 거래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각 거래소의 취급 자산 종류, 수수료, 거래 시간, 결제 속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인가 확정 후 각 거래소의 특성을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3. ‘인가 받은 곳’에서만 거래하세요. 인가를 받지 않은 플랫폼에서의 토큰증권 거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 될 수 있으며, 투자자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금융위원회 인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0화에서 다뤘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체크포인트와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정리 — 인프라 경쟁이 생태계를 만든다

STO 장외거래소 인가전은 단순한 사업권 경쟁이 아닙니다. 토큰증권 시장의 인프라를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안정성, 넥스트레이드의 유연성, 루센트블록의 기술 전문성 — 각자의 강점이 경쟁을 통해 서로를 끌어올릴 때, 투자자에게 더 나은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는 이 3강 구도가 오히려 건강한 신호라고 봅니다. 독점보다 경쟁이, 폐쇄보다 개방이 시장을 성장시킨다는 것은 금융IT 20년간 반복적으로 확인해온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내일(14화)에서는 이 거래소들이 실제로 사용할 분산원장 구조미러링(mirroring) 방식을 다룹니다. 토큰증권이 발행되고, 등록되고, 거래되는 기술적 흐름 — 비유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일반 독자용 분석이며, 어떤 기관의 내부 정보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본 글의 내용은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가상자산·토큰증권·금융상품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 판단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투자권유대행인·세무사·변호사 등)와의 상담을 거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는 Leonardo AI 로 생성되었습니다.

이미지는 Claude AI 로 생성되었습니다.


📚 시리즈: 토큰북: 금융IT 20년차의 디지털 원화 관찰일지 (총 24화 중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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